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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고] 백세이상 살아가기

취재기자 : 김영미(hdib@hyundaiilbo.com) 취재일 : 2018-01-11

2018년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시작되었다. 올해는 “황금 개띠의 해”로 그 어감만으로도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비단 내 기분 탓일까? 아님 내가 개띠라서 더 그런 느낌을 갖는 것일까? 새해 첫날, 소요산 공주봉에 올라 힘차게 솟는 일출을 보면서 희망과 미래를 다짐하는 새벽을 맞았다.
많은 시민들이 함께 새해 소망을 빌었다. 조금씩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아마도 그것은 나도 그러하듯이 가족의 건강과 행복, 무탈함…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미루어 짐작해 본다. 올해 일출은 그 붉은 기운이 더 하고, 우뚝 솟은 태양이 남달랐다며 저마다 핸드폰에 그 빛을 담는 모습 또한 장관이었다.
얼마 전 조한경 교수가 쓴“환자혁명”이라는 책에서는“성공과 건강을 맞바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한 건강을 잃고 성공을 했다면 그것은 무조건 실패다” 라는 문구가 내 뇌리를 힘차게 흔들었던 기억이 있다.
무엇이, 건강하다고 느꼈던 사람들을 한방에 쓰러뜨릴까? 나도 십대가 되기 전, 어린 나이에 질병으로 이별 했던, 젊고 고았던 엄마를 기억해 본다.
지금은 비닐에 약이 들어 있지만 사십여 년 전 그때 당시에는 색종이 크기의 얇은 하얀 종이에 작은 배 모양으로 일일이 약을 접어서 약봉지가 퍼즐처럼 끼워져 있었다. 그걸 펼쳐 손바닥에 넣고 물 한 모금을 마신 후 한방에 털어 넣으셨다. 결국, 회복하진 못하셨다. 좋다는 약을 먹고, 치료를 받았지만 점점 더 악화되었던 엄마의 모습은, 그것을 지켜보는 어린 딸이 감당해내기에는 힘들었다.
돌이켜보면, 의학이 아픈 환자의 모든 것을 원상복귀 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오늘날, 넘쳐나는 정보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 숙면, 잘 먹기, 스트레스 줄이기, 규칙적인 생활습관 등을 추천한다. 그러나 이러한 것을 지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남편은 농사를 짓는다. 작은 밭에 이것저것 심기를 좋아하고 햇살과 바람의 노래로 자라나는 모습을 나도 같이 지켜보곤 한다. 그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무”다. 무는 정말 신기하다. 손톱만한 무씨가 내 다리통보다 더 굵게 변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음식을 할 수 있다. 정말 변신의 귀재 같다. 깍두기, 무국, 삼색나물, 무말랭이무침, 무밥, 배추속의 무속, 열무 무 물김치, 각종 생선 조림의 무, 동태탕 속의 무 전골, 나박김치, 치킨 무, 무생채, 술안주로 깎아낸 생무 등.
올해는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GMO식품(유전자 조작 또는 재조합 등의 기술을 통해 재배·생산된 농산물을 원료로 만든 식품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과 약간 덜 친하게 지내면 어떨까 싶다.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에는 종종 의료급여 연장을 희망하는 민원이 있다. 희귀난치질환자나 기타 질환자에 따라 연장일수가 다르지만, 보통 연장 요청은 365일을 진료 받고도 모자라 1회에 90일 연장 요청을 할 수 있고, 그 후에도 90일 연장이 가능하여 최장 545일까지 사용할 수가 있다. 2017년 통계를 보면, 경기도 31개 시·군 중 동두천시가 평균 진료비 비율이 가장 놓은 것을 보면, 어쩌면 건강하지 못한 시민, 즉 환자가 많다는 추론을 할 수 있다.  
앞으로의 삶은 얼마나 사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화두가 된지 오래다. 때문에 사망률 감소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을 유지하면서 얼마나 행복하게 사느냐 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내가 어릴 적, 할머니는 배가 아프다고 하면 배를 쓰다듬어 주시면서“내손은 약손이다. 약손이다”하시면 정말 나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일까? 나도 아이를 키우면서 아들이 배가 아프다고 하면 똑같이 흉내를 냈었다. 별 효과는 못 얻고 바로 응급실로 갔었지만, 경험주의 과학도 훌륭한 의학이라고 생각한다.
심리적인 안정감과 신뢰는 진정한 과학 정신이 실종된 시대에“과학주의자”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할 일이겠지만, 병행할 수 있다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 질것이라고 생각한다. 질병을 치료하면서 사람을 치료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1943년 페니실린이 대량생산 방식으로 바뀐 지 75년 밖에 되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백세시대를 지나 백이십세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 필자

김영미
동두천시 주민생활지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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